남도여행/고흥여행

고려의 보성 뇌원차와 오늘의 고흥 두원면 ; 중정머리 없는 인간?

고흥돌문어 2024. 9. 13. 21:58

오늘의 고흥군 두원면은 고려의 보성군 두원현이였다.

고려왕실에 진상하고 금값보다 비쌌던 뇌원차 재배지는 고려의 두원현 성두(城頭) 일대였다.


나는 그렇게 주장했고 일곱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위 근거에 이어 몇 가지 근거를 더 제시해 본다. 나는 강단의 학자는 아니다. 글쓰기로 소확행(소하지만 실한 복)을 즐기는 직장인일 뿐이다.《어린왕자》에 나오는 소행성에 사는 지리학자도 아니다. 삶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아하~이거였구나~그렇게 아하체험했던 뇌원차의 근거를 몇 가지 더 제시해 본다. 그리고 그 발견이 어떤 새로운 의미가 있는지도 귀뜀질해 본다.

여덟째, 번덕지와  응애샘 그리고 매금(埋金)
뇌원차는 두원이나 노원이라는 지명에서 따왔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다. 차나무는 야산 기슭에서 잘 자라므로 차수마을에 차등(嶝)이라 불렸던 야산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두원면은 득량만 갯바람이 불어오는 야산이 많아 차가 자라기 좋은 천혜의 땅이다. 차수마을과 진목마을은 농수(農水)가 부족했다. 그날의 그들이 보았던 차수마을과 진목마을 사이에 있는 샘물은 생명줄과도 같았다.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딴 응애샘으로 불렀다. 어려서 내가 동네 깨복쟁이 친구들과 한여름 등목욕하던 곳이다. 세상에 그날에 등목욕보다 시원한 그물에 그 맛이 있었던가.
역으로, 농수가 부족했다는 것은 차는이곳이 뇌원차의 재배지였다는 반증이 된다. 차는 물 배수가 잘 되는 고실고실한 땅에서 잘 자란다. 그리고 무릎을 또 한 번 친다. 무릎에 모기는 아니다. 또다른 발견이다. 참나무등(嶝)이라 불렸던 진목마을에는 뇌원차의 토양 뻔덕지라는 지명이 있다. 논밭으로 쓰기에는 부족한 척박한 땅이다.

진목마을 뻔덕지, 두원면지

보성군 약산마을에 사는 한 주부가 차는 척박한 땅 뻔덕지에서 잘 자란다. 그렇게 TV프로그램에서 말한다.  국어사전은 번덕지는 기슭의 방언이라고 말한다. 산기슭의 한자어 (嶝)이 번덕지이다. 차수와 진목마을 산기슭(嶝)과 뻔덕지 넓은 땅에 뇌원차가 재배됐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지형설명을 나의 아부지께서 두원면지(誌)에 적어두셨다.

아부지는 풍수지리와 명리학을 좋아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장자에게 물려준 진목마을 뒷산 야산이 왜 매금(埋金)인지 그날의 아부지는 두원면지(誌)에 이렇게 적어두셨다.

금이 묻혔다는 뜻인데 마음은 궁금하나 아직 그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명신문사 기자의 말처럼, '흔적, 보잘 것 없으나 있어야 할' 조상과 부모님의 흔적이다. 고려시대에는 뇌원차가 금값보다 비쌌다는데? 아부지는 왜 (金)이 묻혀 있는지 궁금하다라 하지 않고 그 마음이 궁금하다고 하셨을까? 그리고 그 매금 땅을 척박한 시절에 자식들 가르치려고 팔았으니 부모님 가슴속에 매금(埋金)은 무엇이었나? 아부지가 돌아가시던 해 2005년에 인기드라마 제목도 떠오른다.


여덟째, 茶재배지역에서 나온 말 중정머리

중정머리 없는 놈 보소

어려서 어른들이 손 아래나 아이들에게 주로 하던 말이다. 무엇을 까먹거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했을 때 쓰는 말쯤으로 나는 이해했다. 그저 그냥 방언쯤으로 이해했다. 순천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던 나는 고교동창 모임에서 우연히 말끝에, 중정머리 없는 사람이네요~라는 말이 나왔다. 남도生이라면 다 아는 방언쯤으로 알았다. 중정머리?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여수, 순천, 광양, 구례는 말할 것도 없고, 고흥 길목에 있는 벌교사람들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한쪽에 앉아 있던 동창이 말한다.

나는 중정머리, 어려서 들어 보았는데요...

순간 정적이 흐른다. 고향이 어디시냐고 내가 물어봤다. 보성군 웅치면이다. 장흥은 회진면, 보성은 회천면 , 소설《큰새는 바람을 거슬러난다》와 기행소설 《득량, 어디에도 없는》에 나오는 정해룡 선생 정 씨 고택이 있는 보성 회천면은 아는데... 웅치면이 어디지? 그렇게 네이버지도를 찾아봤다.

순간 또 아하체험이다. 고려에서는 뇌원차가 뇌를 깨웠고 현대도시인들에게는 커피가 뇌를 깨운다. 나는 아하체험으로 뇌를 깨운다. 뇌원차는 고려의 커피였던가? 중정머리를 안다는 동창이 태어난 곳은 보성녹차밭 인근지역이다. 득량만, 득량도를 사이에 두고 고흥만 지역과 가까운 곳이다. 茶가 잘 자라려면 갯바람이 불어야 한다.

그리고 몇 해 전에 두원면生 송수권시인을 알면서 두원탯말이 있다는 것을 아하체험했다. 사람들은 얼버무려 순천도 고향이요, 고흥도 보성도 고향이요라고 얼버무려 말한다. 탯말은 탯줄터가 묻힌 곳이다. 나의 탯줄터는 두원면에 묻혔다. 공부는 주로 순천에서 했으니 나는 고향은 남도요, 탯줄터는 고흥 두원면, 책방터는 순천인 셈이다. 두원탯말 중정머리가 궁금하던 차에 茶가 나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다시 네이버에 <송수권 중정머리>하고 검색해 봤다. 그리고 茶에 대해서 박사인 어떤 블로거가 중정(中正)의 의미를 적어두었다.

블로그 글에서 옮김

아하~그렇게 무릎을 아니 칠 수가 없다. 올여름은 추석이 가까워도 덥다. 모기 문(蚊)에 문유지족(蚊有之足)도 있다는데 애꿎은 모기만 죽었다. 그렇게 몰입하여 연신 중정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던 차에, 茶 스님과 책이 주인공처럼 출연한다.

초의선사와 동다송!

동다송은 쪽의 우리 를 칭송한다는 의미다. 차의 역사에서부터 차의 효능, 차 끓이는 방법까지 집대성한 차에 대한 최초의 책이다. 그 책에서 차의 정신으로 中正이 언급된다.

나에게 주는 의미는?
한국인에게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내가 태어난 곳이 학계나 불교계에서 지대한 관심이 있는 뇌원차 재배지였는데 어떻게 할까요? 보성군에서는 세계 차 엑스포까지 개최하며 고급차 뇌원차 복원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까? 세계적 명작동화《어린왕자》는 지구상에 사는 사람을 왕, 허풍쟁이, 사업가, 술꾼, 지리학자, 가로등지기 6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왕에게 물어보면 지자체 홍보자료로 활용하려 할 것이고 사업가에게 물어보면 땅을 사 뇌원차 재배사업을 하려 할 것이고 지리학자에게 물어보면 학술대회 자료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어린왕자를 읽어보라는  이강원 작가에게 물어보았다. 그들을 중정머리 없는 인간(?) 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인간은 어디로 부터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어린왕자》가 묻는 질문을《중정머리 없는 인간》을 통해 세상에 묻고 있다. 현대도시인은 유토피아를 상실해 가며 디스토피아적 삶을 살고 있다는데 무슨 의미인가? 자세한 내용은 글 말미에 붙여본다.

초의선사 차의 정신 中正을 계승하여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서 安分之足 삶을 살고 있는 여연스님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대흥사 일지암은 초의스님이 《동다송》을 집필한 곳이다. 초의스님은 해남에서《동다송》을 집필했고, 그곳 해남生 법정스님은 동쪽으로 건너가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서《무소유》를 집필한 셈이다.

소유와 존재의 차이는 무엇인가?

나의 무엇으로 만들기
나는 남도여행으로 초의선사 일지암 같은 곳을 뇌원차가 자랐던 내 고향 탯줄터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밤이면 별이 총총하고, 우주에서 운석이 떨어진 곳, 소섬(우도)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요, 갯바람이 선선히 불어오는 곳, 나의 무릉도원 쥐섬(서도)이 존재하는 그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남도와 사랑에 빠지는 인문학기행》을 뇌원차를 마시며 마무리하고 싶다.

웰컴투 장막골 집필터

소유하는 중정머리 없는 인간보다 존재하는 중정머리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인생후반전은 그렇게 살고 싶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나를 찾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뇌원차도 복원하고 나(我)도 복원하여 나답게 살고싶다.

집필터에서 조망한 나의 무릉도원(존재)

전북 고창 출생 이강원 작가 소설집 ‘중정머리 없는 인간’…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이강원 작가의 소설집 ‘중정머리 없는 인간(도서출판 바람꽃·1만5,000원)’에는 절박하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실존적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 여섯 편의 중·단편이 실려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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