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큰바위얼굴을 꿈꾸러 가는 남도길 ; 낙안양조장 박인규

고흥돌문어 2025. 2. 13. 17:16

못찾겠다 꾀꼬리~노래부르며 숨박꼭질 하던 가왕 조용필이 <어제, 오늘 그리고>를 불러 연말 가요대상을 수상하던 1985년 봄날에...

고흥 갑재민속전시관, 추억의 교실에서

나는 남파랑길을 걷고 고흥 두원중학교 1학년 교실에 앉아있다. 첫째시간이

도덕시간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학기 새책을 편다. 책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아리스토텔레스 :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다

인생의 목적(What)만 아리스토텔레스 선생님이 알켜 줬다. 그리고 사지선다형 시험문제 (빈칸)을 (행복)이라 골랐다.
털레스~에 털났다 선생님은 아래다리털났을까~궁금했던 시절이었다.
그후로 어떻게(How) 살아야 행복한지 아무도 아르켜 주지 않았다.

둘째 시간은 국어다.
반도 끝 갯바람이 부는 외진마을이라 젊디 젊은 선생님이 온다. 대학을 갓 졸업한 아가씨 선생님이 들어온다.
가수 이선희는 J에게를 불렀다. 그날에 스치는 바람에~J에게는 오늘에 J(전라도 길) J에게로 바람에 스치운다.
하여간, 김선희 선생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늘이 몇일이지? 10일?
10번 이재혁 학생!
안그래도 너가 얼굴이 큰 얼큰이~이니 일어나서 큰바위얼굴을 큰소리로 읽어봐라~

그리고 나는 무거운 머리를 들고 큰소리로 책을 읽는다.
나다니며 손으로(?) 썻나~나다니엘호손이 쓴 <큰바위얼굴>이다.

읽으면서 촌동네 중학생에게 무언가 울림이 있었다. 그날에 나는 책을 읽으며 속으로 이렇게 다짐했다.

나도 커서 큰바위얼굴이 되고싶다

그 다음 시간이 사회시간, 인간은 사회적, 사회적동물이라 하니 큰바위얼굴은 까먹었다.
그후로 나는 큰바위얼굴을 잊고 살았다. 그때 보다 얼굴크기만 더 커졌다. 지금 생각하니 인간은 사회적 이기 전에 동물, 동물이다.

그후로 나는 역마살에 끼어 도시의 거리를 방황했다. 오십이 훌쩍 넘고서야 고흥에 쑥섬을 갔다.
1985년 그해, 여성 가수상은 정수라의 <도시의 거리>였다.
고흥 2024년 여름, 나는 쑥섬을 올랐다.
나로도항에서 3분정도 배를 타고 쑥섬마을에 도착해 동네뒷산을 오른다. 관광해설사는 나를 환영하고 쑥섬은 나를 환대한다. 가파른 길을 오르면 '환희의 언덕' 이 나온다.

쑥섬에서

그리고 나는 환희의 언덕에서 40여년 동안 한참을 잊고 살았던 <큰바위얼굴>을 다시 큰소리로 읽는다. 미국 큰바위얼굴 남도(풍류)버전인가

옆에 지나가는 어린이에게 '왜? 큰바위얼굴'이냐고 물어봤다.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마음이 착하고 이뻐서 큰바위얼굴 아닌가요? !

지나가던 어른에게도 나는 맹랑하게도 물어봤다.

중학교 교과서 <큰바위얼굴> 기억 나시나요?

어른이 이렇게 대답한다.

글쎄요~미국 대통령 아닌가요? ?
얼굴이 커서 큰바위얼굴이었던가요?

ㅎ ㅎ ㅎ 웃을일 일까?
그렇게 대답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어리다고 놀린다.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명대사도 떠오른다.

어린왕자가 우주 행성에서 봤던 왕(권력과 명예), 사업가(부), 지리학자(지식)들의 모습이 남도에서도 보인다. 어른들의 고정관념이 남도 만 있는게 아니다. 세계적(?)으로 글로벌해서 다행이다.

한국인은 나와 먼시간을 살았던 죽은이에게만 너무 관대하다.
나와 가까운 내가 직접 보고 들은 오늘을 나와함께 살아가는 이에게는 인색하다.
중학교 교과서 미국 <큰바위얼굴>에 마지막 부분은 그것을 암시한다. 나는 어린왕자~지(?) ㅎ ㅎ ㅎ 하며 천관산 <양근암> 스러운 글을 쓰는 한승원 작가, 한강의 아버지가 남도의 큰바위얼굴일 수 있다. 그는 미국 <큰바위얼굴>과 프랑스 <어린왕자>를 남도버전으로 쓴 셈이다. 남도 스러운 도깨비를 등장시켜 <도깨비와 춤을>이라는 소설을 썼다. 세작품 모두 주인공 <나>와 또다른 나(我)가 출현한다는게 흥미롭다.

그렇다.
어린왕자 큰바위얼굴 도깨비는? 성공하여 유세차에서 유세를 떠는 정치가나 사업가가 아니라, 고향을 지키며 고향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고향지킴이다.
그렇게 말해도 고정관념이다. 김승옥 단편소설 <확인해본 열다섯개의 고정관념> 처럼 나의 또다른 고정관념이다.

남도의 미래를 밝히는 큰바위얼굴은 감수성의 혁명가다.
<무진기행> 김승옥은 감수성의 혁명가였다. 조용필은 가왕이라지만 서태지는 가요계의 판도를 바꾼 혁명가였다. 조용필 노래를 듣다 서태지 노래 <난 알아요~>를 처음 들었을때 알긴 뭘 알아~하며 저게 노래냐~그랬던 그 기억, 혁명이란 그런 것이다. 서태지는 오늘에 K팝을 탄생시킨 세기의 도깨비였다.

그렇다.
남도여행에도 혁명이 필요하다.
그냥 볼거리 먹거리만 즐기는 남도관광에서 흥미와 재미, 그리고 의미가 있는 3味에 3美가 있는 남도여행으로 관광을 여행으로 혁명해야한다.
도깨비스러운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에 남도여행의 미래가 있다. 왜 도깨비가 상상의 동물이자 이야기꾼인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고 했던가. 남도의 큰바위얼굴을 만나러 갔다. 큰바위 얼굴을 끊임없이 낫낫하게  또 만나러 가야겠다.
누가 누가 남도의 큰바위얼굴일까?

내가 만났고 만나보고 싶은 남도의 큰바위얼굴들이 많다.
금오도에 사는 김정운 교수가 쓴 <창조적 시선>에 나오는~독일의 ' 바우하우스' 를 남도에 설립하는 돌문어의 꿈도 꾸어본다.

꿈은 <큰바위얼굴>에 교훈처럼 바람이요, 간절함이다. 바우하우스 강연자는 내가 만난 남도의 큰바위얼굴들이다. 남도 말로 바위 를 바우~라고도 말한다. 고로, 바우하우스 큰바우얼굴~강연자 이거나 교수진으로 초빙해도 좋겠다.
미국로키산맥 블랙힐(Black hill)에는 미국대통령들을 새긴 큰바위얼굴이 있다면, 남도 고흥에는 블랙야크(Black yack)위에 큰바위얼굴(고흥돌문어)가 꿈꾸고 있다.

고흥읍에서

한국식 남도 바우하우스는 감성공연장이다. 남도에 머무는 여행객들이 덤으로 인문학과 함께 풍류를 즐기며 놀이하는 놀이터다.
아카데미와는 다르다. 여행의 체험에서 지식을 터득하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배움터 정원, <가든스쿨>과 같은 것이다.
순천만에 왜 정원이 있는가? 감수성의 혁명가 <무진기행>의 스토리가 흐르는 순천만정원을 꾸민다면, 그 자체가 가든스쿨이다. 야생화가 많은 고흥 소록도에 문학계의 야생마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스토리가 있다면, 그것도 가든스쿨이다. 소록도 가는 한하운 <전라도 길>은 인생 후반전을 사는 이들에게 장동건 TV드라마 <우리들의 천국>과 같은 캠퍼스 길이 된다.

한국에서 인생 전반전 최고학교라 칭하는 대학은 서울대였다. 그중에 최고 학부는 달달~외는 법대였다.
인생 후반전을 사는 이들에게 최고 인생대학은 남도감성대학(바우하우스)이 될 것이다. 베이비부머 이후로 쏟아져 나오는 은퇴자들의 영국식 그랜드투어(Grand Tour)가 될 것이라 믿는다.
고향에 광고기획사가 회사 간판에 <감성, 상상에 자유를 달다> 라는 문구를 달았다. 나는 그 가능성의 길을 걷는다. 그 길은 믿음이었다.

고흥읍에서

그렇다, 인간에게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 유자를 거꾸로 생각해 보면 자유다. 유자동네가 자유토피아 본교로 제격이다.

이렇게 남해바다 돌문어가 입질을 하며 썰(舌)을 풀고 글발을 올리려던 차에...
퉁거운 통대나무낚시대에 걸려드는 남도의 큰바위얼굴이 또 있다. 방송국 PD로 재직하다 퇴직 후에 고향에 내려와 고향 사람들에게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 순천낙안 사람인 낙안양조장 주인장, 그의 이름은 박인규다.

동네사람들에게 강연을 하는 교과서 미국 <큰바위얼굴>에 딱~그 모양 그 폼세다.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주 러시모어 마운틴(산)에 큰바위얼굴을 닮은 어니스트(Honest)가 살았다면, 금전산과 낙안민속촌에는 풍류가 박인규가 사는 셈이다. 낙안민속촌은 감성공연장 여행객들의 게스트하우스가 되어도 좋겠다.
양조장 주인장이 내놓은 술과 남도판 소리가락과 인문학 강연이 三合으로 버무려진다. 고향의 잔치, 향연(鄕宴)이라 할만하다.
큰바위얼굴의 향연이다.  
큰바위는 그날에 조용필의 <어제, 오늘 그리고>와 같은 것이었다.
큰바위는 바람, 꿈 그리고였다.
꿈은 그리고 그리는 길이다.
꿈이 없으면 고향은 소멸한다.

큰바위 얼굴을 만나고 밤늦게 서울가는 길...
날은 춥고 눈은 송송~내렸다.
서울에 무사히 도착했다.
눈이 내려도 꿈꾸는 암시랑토 안한 길이였다.
창문을 여니 고향시인의 <길>이 바람처럼 스치운다.

(꿈꾸는 사람의)
길은 믿음이요, 축복이다
보성여관 감성공연
동화, 큰바위얼굴에서
보성여관 감성공연
박인규, 그 남자가 사는법
學으로 藝를 짓는 남도학예제에서
{■어제 만났고 오늘 만나고 싶은 남도의 큰바위얼굴, 그리고...■}

♤ 퇴직한 국어교사 쑥섬지기 김상현
♤ 연홍도 미술관장 선호남
♤ 갑재민속전시관 이갑재
♤ 순천만정원 <나무는 내운명>저자 이천식
♤ <순천의 인물 100인> 저자 장병호
♤ <순천만 세계수석박물관> 관장 박병선
♤ 전라도닷컴 편집장 황풍년
♤ <고흥의 큰바위 얼굴> 저자 고흥타임즈 신금식
♤ <전라도말의 뿌리>저자 위평량
♤ <우리말 범어사전>저자 김석훈
♤ 남도의 설화 시리즈 저자 허석
♤ 한국양궁의 숨은 일꾼 장영술
♤ 고흥 어린이축구교실 차범근
♤ 김정운 교수가 깍듯이 모시는 여수화가 박치호
♤ 여행산업의 혁명가 여행감독 고재열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