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고흥여행

송수권 , 사구시의 노래~고흥의 노래

고흥돌문어 2024. 10. 14. 16:45

매년 11월이면 고흥에서는 유자가 축제다.
유자를 거꾸로 말하면 '자유'라는 말도 유자향처럼 신선하다. 스토리텔링이 벌거인가, 유자는 (유)유(자)적의 줄임말 일 수도 있고, 요즘에 유행하는 '노마드' 라는 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나그네처럼 자유롭게 사는 사람을 유자(遊子)라 말하니 고흥은 유자의 천국, '유자토피아'인 셈이다.

고흥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유자(唯者)가 있어야 한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동심 아이의 유자(乳者)의 마음으로 나그네 유자(流者)처럼 머물며 유자(遊者)처럼 재밌게 놀다가는 유토피아, 그곳에 가면 도깨비 같은 뭔가 괴이하고 특별한 것이 있는 곳, 고흥의 미래 '유자토피아'이다.

올해 축제는 '11월, 고흥은 유자토피아'를 슬로건으로 축제장을 '지상낙원'으로 구성하여, 유자향, 색, 맛, 소리, 감각 등의 주제로 한 4개의 유토피아 공간을 연출한다고 한다.

유자향, 색, 맛, 소리, 감각에 다섯 가지 오감이 버무려지면 감칠맛이요, 유자의 그 감칠맛을 드러낸 詩를 나는 지붕없는미술관 한 담벼락에서 보았다. 고흥에서 보았던 유자 시(詩)가 잊혀지지 않는다.

고흥읍 서문리~행정리 가는 길에
유자꽃이 한 편의 시라니, 무슨 뜻일까?
유자나무가 아름다운 시를 쓴다니, 무슨 뜻일까?

그리고 나는 그 유자꽃과 유자나무가 고흥을 노래한 한 편의 (기행)드라마와 같은 시적산문의 시를 보았다.

송수권 시인의
<사구시의 노래>

사구시가 무엇인가?

고흥분청문화빅물관에서

죽음을 직감했을까?
시인은 그의 시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 <山門에 기대어> 별세하기 전에 고흥에 유명한 관광지를 일일이 시적언어로 시집에 담아 두었다.
시적산문으로 지붕없는 미술관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하다.
고흥을 시어로 노래 불렀다.

사구시의 노래를 읽노라니...
고흥의 역사가 한눈에 스며온다.
고흥의 자연에 의미가 부여된다.
고흥의 역사와 문학과 삶의 철학이 이야기로 전개된다.
음식에 시적 언어가 더해져 감칠맛이 난다.
고흥이 한 편의 시가 된다.

한강작가는 이런 시적언어로 역사를 담아내 세계인의 공감을 받았다.
역사를 시적산문으로 담아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본시 인류보편의 사람의 언어, 사람말, 시어로 담아냈다.
커가며 우리는 그 시어를 점점 잃어가며 나를 잃고 산다.
사구시의 노래는 현대도시인으로 고향상실의 시대에 바쁘게 살아가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구시의 노래~고흥의 노래~
시인이 노래 부른 그곳에 시를 놓아두면 참 좋겠네~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그곳~
그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고향시인이 불러주었네~
녹동애가, 소록도, 팔영산능가사, 고흥홍교, 봉황정, 나로도항구, 고흥표토종갓물김치, 월포매생이, 두원운석, 그리고 고흥찬가...

고향을 위해 이렇게 사랑 가득한 헌시를 남기고 떠난 시인이 몇이나 될까. 
고흥에 대한 대서사시를 남긴 송수권문학관은 고흥에 없다.
시인의 시는 일부 문학인들만 향유하라는 시가 아닐 것이다.
사구시의 노래는 고흥의 노래요~
사구시의 노래는 고흥사람 추억과 얼과 혼이 담긴 노래였다.
고흥사람의 정신문화유산이었다.

고흥에 송수권문학관이 건립되면 좋겠다.
시인이 노래한 그곳에 시인의 노래가 흐르면 좋겠다
지붕없는 미술관에 시인의 시와 함께하는 지붕없는 문학관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 고향에 이런 위대한 시를 남기고 떠난 시인이 있었다니...
고흥의 자연이 경이롭다.
시인의 마음에 경탄한다.
시인에게 아짐찬할 따름이다.

♤ 시집에 담긴 고흥 그곳과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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