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고흥여행

남도 쑥섬으로 떠나는 인생길2

고흥돌문어 2024. 10. 2. 09:30

☆ 환희와 환대의 언덕

나로도항에서 내려다 보이는 가파른 산길을 지나 환희의 언덕에 도착했다.

나로도항에서 내려다 보이는 가파른 산길을 지나 환희의 언덕에 도착했다. 환희의 언덕에서 드넓은 다도해가 나를 환대한다. 환희의 언덕은 환대의 언덕인 셈이다.

환희의 언덕에서 동서고금의 역사를 본다. 남도의 역사가 펼쳐진다. 1885년 거문도에 상륙하여 오늘 거문도에 묻혀있는 영국군을 본다. 그날에 손죽도에서 조선 최고의 품질 화살대(신우대)를 키우던 장인(匠人) 정신을 본다. 오늘 나랑 함께 걷는 조카의 장인어른은 나로도에 많이 살았던 명 씨성(姓)이다. 그리고 나로도와 초도와 거금도에 살았던 뱃사람들이 독도로 보자기배를 타고 울릉도 항해했던 그날도 그려본다. 울릉도를 지나 독도를 독섬> 독도라 이름지운 그날도 본다.

☆ 니체의 산책로와 니체 인생철학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프랑스와 사랑에 빠지는 인문학 기행》에서는 프랑스 남부해안 언덕에 있는 작은 마을 에즈를 소개하고 있다. 오늘 쑥섬마을을 가듯 프랑스에는 에즈마을이 있다. 에즈마을로 가는 가파른 길을 오르듯 나는 쑥섬마을 뒤편의 가파른 길을 올랐다. 프랑스 남부 드넓은 지중해를 볼 수 있는 언덕에는 니체의 산책로가 있다. 한국 남해안에서 다도해를 볼 수 있는 곳에는 쑥섬 산책로, 쑥섬인생길이 있다.
니체가 누구인가? 니체를 왜 마흔에 다시 읽어야 한다고 하는가? 니체는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Great) 철학자이다. 인생철학자였다. 어찌 우리 한국인뿐이겠는가 마는, 한국인은 특히 도덕교과서를 읽으며 어려서부터 세상을 도덕이라는 굴레안에서 善ㆍ惡의 구도로만 보도록 길들여졌다. 똘이장군, 콩쥐팥쥐, 신데렐라를 보며 자랐다. 마징가제트가 일본 자본주의 사회 미래를 압축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것도 모르고 착한이, 나쁜이로만 보았다. 그리고 그 고정관념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오만과 편견을 낳고 결국 사회병과  나의 불행으로 역습을 한다.
니체는 사회학적으로《도덕의 계보》를 되짚어 《선악의 저편》을 저술하고 자신의 철학을 짜라투스라 입을 빌려 《짜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집대성했다. 니체는 또한 그의 저서처럼《너무나 너무나 인간적인》인생철학자였다.
니체는 왜 아이의 단계를 인간의 최종 성숙단계로 보았는가? 등에 짐을 진 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비탈진 쑥섬 야산언덕을 올라가는 나는 낙타였던가.

니체의 인간성숙단계

그리고 나는 지금 환희의 언덕에서  매서운 사자의 눈으로 국가와 사회가 善이라고 옭아맨 '노예의 도덕'을 넘어 선악의 저편을 보는 것인가? 저편에는 나다움을 찾는 '주인의 도덕'이 있는 것인가? 니체가 선악의 저편에서 진리가 여성이라면으로 서문을 시작했듯... 남성의 성질인 폭력성ㆍ파괴성으로 세상을 보고 지배ㆍ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쑥섬 어머니 나무 풍만한 젖가슴이 그렇듯 여성성(性)으로 상징되는 포용성과 풍만함으로 세상을 보면 어떨까.

그리고 나는 쑥섬에서 그 여성을 보았다. 니체가 진리라 말한 여성의 한국판(버전)을 쑥섬에서 봤다. 인어가 누워있다.

그리고 쑥섬은 왜 인어를 볼 수 있으면 행운(행복)이 온다고 말하는가? 그냥 가따 붙인 우슷게 소리에 지나지 않는가, 아니면 동서고금을 막론한 삶의 깊은 철학이 담긴 것인가.

누가 나에게 그냥 게그 정도로 웃고 지나치면 될 것 머리 아프게 니체철학까지 꺼내 필요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중학교 때, 삶의 목표는 행복이요, 행복에는 질이 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그렇게 배우고 그 평범한 진리를 어른이 돼서 까막해 잊고 산다고...

☆ 큰바위 얼굴이란?

까마득히 잊은 게 또 있다. 오늘 내가 쑥섬에서 보는 큰바위얼굴이다. 중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 나왔던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 설화를 바탕으로 하는 단편소설 큰바위얼굴. 첫번째 쑥섬에 오를 때 큰바위얼굴 스토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집에 돌아가 큰바위얼굴을 오십나이 너머 다시 읽었다.  한 마을에 있는 큰바위얼굴 닮은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설화가 전해온다. 이 마을 출신으로 외지에 나가 출세한 사업가, 정치인, 장군이 차례로 금의환향한다. 그리고 마을사람들은 소곤댄다. 저 출세한   인물이 큰바위얼굴인가. 이 마을에 어려서부터 살았던 목공수 주인공 어니스트도 궁금했다.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어니스트였다. 주인공이 커가며 사람들은 소곤댄다.

어~! 우리 마을에 우리 옆에 우리와 함께 사는  어시스트가 큰바위얼굴이였네...

미국 사우스코다 검은 언덕 블랙힐은 한국에서는 쑥섬 환희의 언덕인가, 아니면 나의 탯줄터가 묻어있는 콩 심는데 콩 난다는 한국판 어니스트(정직)를 말해주는 땅 콩밭 언덕, 豆原인가.
고흥生 목일신 동화작가는 '누가 누가 잠자나~'를 노래 불렀고, 쑥섬은 누가 누가 큰바위얼굴인가를 묻는듯한다. 국어교사로 일하다 퇴직해 쑥섬을 일군 김상현 쑥섬지기가 큰바위얼굴일 수 있다. 얼굴이 상남자스럽게 크긴 하다(?)

사회봉사를 하려고 둘이 쑥섬을 함께 가꾸었다는 부부가 큰바위얼굴 일 수 있다.

미국에는 큰바위얼굴이 네 개 있다. 한국인은 삼세판을 좋아해서 인가 큰바위얼굴 한국판은 세명, 삼형제다. 돈도 나의 행복보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번다는 한국문화의 단면을 바위의 단면으로 보는 듯하다.

☆ 아! 대한민국의 환희와 환상여행

나는 글을 결론을 미리 내놓고 논리를 맞추어 쓰지 않는다. 정갈할 수는 있어도 심심한 음식맛이 나는 뻔한 맛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쑥섬 큰바위 얼굴을 읽으니 용왕상이 나오고 용왕을 연상하니 용왕님 수라상에 정수라의 환희가 인어꼬리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된다. 아! 대한민국~을 불렀던 정수라 가수가 연상된다. 음식재료가 서로 부딪히면 그때그때마다 새로운 맛이 나오듯 대상을 언어로 서로 연결하면 그때그때 마다 새로운 의미가 나온다. 나는 여행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도 좋지만 우연의 발견을 더 좋아한다. 오십넘어 7080 대중가요를 다시 들어본다. 사춘기 때는 가수의 외모, 노래실력과 노래음에 관심이 갔다. 이제는 노래가사에 관심이 간다. 그 시절에는 그저 男女관계로만 환희를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생명체, 사람과 자연도 환희의 주체와 대상이 될 수 있구나~ 그렇게 이 나이에 다시 쑥섬을 다녀온 후 환희를 생각해 본다. 환대하고 환희하면 환상여행이 될 수 있겠구나~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이 낳은 타고난 여행가라 불리는 천경자 화백은 환상여행을 어떻게 했을까?
왜 미완일까?
남도가 환상여행지가 될 수 있을까?

쑥섬으로 떠나는 인생길3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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