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남도여행

한글날에 써보는 남도의 큰바위얼굴

고흥돌문어 2024. 10. 10. 08:48

한글날 의미 있게 뭘 할까?

친구가 한글날 뭔가 의미 있는 곳, 여주 세종대왕릉을 가잔다.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화문이나 갈까 말까 망설였다. 세종대왕 한글날? 세종대왕은 내가 아니어도 기릴사람이 많고, 뭔가 틀에 밝힌 생각보다 집에서 방꾸석에 틀어 박혀 한반도 꾸석돔 고향 글이나 써보기로 했다. 남도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나는 방콕(?)에서 남도여행을 떠난다(?) 마음 만은 콩밭에 있고 싶다. 내 고향은 콩 심는데 콩 나는 콩밭언덕 고흥 두원(豆原)이니 마음이 콩밭에 있다한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쓸데 없는 왕(王)이 세금만 뜯어갔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고~나한테는 뭐라도 쓰잘데기 있는 것을 만든 장인(匠조상과 나를 갤차주고 키워준 부모가 영웅이요 왕이요~'
그렇게 나답게 말하는 동학의 숨결이 흐르는 장흥땅 천관산 아래 녘에 이녘들도 보았다. 한글날에 뭔가 의미 있는 글을 써보기로 했다. 인생은 여행이요, 여행은 의미요, 뭔가 의미가 있는 취미에 몰입하여 즐기면 돈(豚) 괴기 없어도 집에서 빈대떡만 붙여 먹어도 행복하지 않겠는가.

♤ 우리말과 전라도 말

학창시절 나는 밥상머리 교육이 끝날 쯤에, 언어상은 자아상이요 자아상이 모이면 사회상이 된다. 그렇게 나는 배웠다. 오늘의 우리 언어상과 사회상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자네와 나의 자아상은 어떠한가? 이놈의 몸속에 미토콘드리아와 뇌 속에 뇌세포는 고향 것에 흥분하고 깨어난다. 뇌에 쌓인 도시의 찌꺼기들은 언어로 정화하여 배설을 해야 한다. 한국사람은 한글로 배설한다. 자연의 이치요 순리다. 듣고 보고 먹는 것은 한국 것인데 외국말로 배설하면 뇌와 몸이 따로 노는 맷돌녀나 맷돌남이 되지 않겠는가. 나로도 봉래산에서 내다보이는 작은 섬 곡두섬ㆍ곡두녀ㆍ꼭두각시는 무엇을 말하는가, 아~하반마을이여~아 하반이여~

나로도에서

나는 지금 나로호가 우주로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AI기계가 글도 쓰고 詩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AI는 꼴리는게 없으니 꼴리는데로 글을 쓰는게 이제는 사람글인가~그렇게 넋두리를 해본 적도 있다. 한글은 한 가지 음(音)으로 어려가지 뜻(意)을 낼 수 있으니, 비록 그것이 아재게그 일지라도, 다양한 의미로 상상할 수 있다.  AI시대에 인간 만이 가지는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적합한 말이 한국어 우리말이다.
열길 물속 사람 속을 감탄형용사로 진솔하고 다양하게 드러내는 전라도 말이다. 오매도 서운해 한 번 더 오매 하며 머 할라고 뭣이 볼 것이 있다고 이 뭔데까정 왔다요~하는 저 나로도 사람들 사람말 좀 보소~소록도 오마도에 한센인 슬픈 전설이 묻어있는 오마도 사람들은 오매 오매는 오매 오마~였던가...
금메말시하며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닌 마음을 표현하고, 아짐들은 아짐찬하다며 미안하기도 하며 고맙기도 한 오밀조밀한 열길 사람 속을 표현하는 다양한 말들, 이놈의 도시는 열길 물속을 어떻게 요건만 간단히 말하라 하는가~좋다 싫다 그렇게만 말해야 하는가?
한창기 선생이 말씀했네 전라도 말은 이곳 사람들 표준말이라고~왜 말과 글이 따로 노냐고~보소 보소~저 베림빡에 점빵에 외국말 간판들 좀 보소 보소~주인 없는 말들이네~그렇게 말씀하셨네~
보소 보소 우리 고향말, 부사로도 형용사로도 동사로도 사용해도 암시랑토 안 한 오지게 개미진 말들이 전라도 말에는 겁나게 허벌나다. 남도사람들이 노상 쓰는 이 말들을 어떻게 AI 기계가 따라 할 수 있겠는가?


쑥섬에서 본 큰 바위 얼굴

추석날에 나는 오메~오메~하며 뭣이 볼 게 있다고 여그까지 왔소~그렇게 말하는 고흥 쑥섬을 갔다. 쑥섬은 국어선생님이 꾸민 이야기 섬이다. 쑥섬은 나로도항에서 배를 타고 5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쑥섬은 탄생을 말하는 어머니 젖가슴과 자궁 맹키로 생긴 어머니 나무, 대한민국 남자라면 가야 하는 군대 군복 얼룩무늬를 닮은 후박나무, 쑥섬마을을 지나 가파른  산등성이 길을 힘겹게 오르면 인생샷을 찍는 곳이 나온다. 쑥섬은 인생길이다. 드디어 다도해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큰 바위얼굴과 인어상(象)이 보인다. 그리고 내 인생도 꽃길이었으면 좋겠네~그렇게 꽃길이 펼쳐진다. 꽃길을 가다 보면 선택의 길도 나오고 되돌아가는 뒤안길도 나오고 인생의 방향을 일러주는 등대길도 나온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에즈마을에 니체의 산책길 인생길이 있다면, 나는 대한민국 남부 쑥섬마을에는 쑥섬지기 김상현의 산책길과 인생길이 있다. 그렇게 예찬하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섬이다. 그 이야깃거리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큰 바위얼굴이었다. 쑥섬길~인생길~환희의 언덕이 인생 전반전을 살다온 나를 환대한다. 그리고 묻는다.

세명의 큰바위얼굴이 보이시나요?
쑥섬에서


추억에 큰 바위 얼굴?

쑥섬 환희의 언덕에서 큰 바위 얼굴을 보았을 때 나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얼큰이 나의 큰 얼굴(?)이 가윳둥해졌다. 큰 바위얼굴?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데 어디서 들었지? 여운이 남는 좋은 내용이었는데 뭐였지? 얼큰이 얼굴이 어이쿠나~한다. 바로 이 쑥섬이 있는 고흥땅에서 국어책을 넘길 때 중학생 시절에 교과서에 나오는 미국이야기이다.

네이버를 찾아본다. 나다니엘 호손? (*나)가 미국에 (*다니엘)이고 고흥 (*호)동리 고흥류 씨 (*손)자인 류몽인쯤 되는 사람이라고? 미국에는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 <큰바위얼굴>이 있었다면, 조선에는 스토리텔링 대가 이야기꾼 고흥출신 류몽인의 <어우야담>이 있었다고? 그렇게 고향 것과 뭐라도 의미 있게 연관 지어 외면 뇌가 흥미 있어하고 까먹질 않는다.
하여간, 큰바위얼굴이 어떤 내용이었지? 왜 나는 큰바위얼굴을 까먹었을까? 분명 그때 그 어린 마음에 뭐가 감도는 잔잔한 여운이 있긴 했는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배울 적에 뭔가 생각하고 느낀 게 있었는데...
큰바위얼굴 내용은 왜 이제는 생각나지 않고, 얼큰이 , 롱다리, 숏다리 베림박에나 붙일 그런 베린말들만 생각나지...
어른들은 어려서는 호박 같은 내얼굴~둥글기도 하지요~입도 둥글~코도 둥글~그렇게 둥근 게 좋다 좋다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커가며 까마득히 까먹는다. 바보상자 테레비가 다 베려 놓은 것일까?

호박을 이제는 못생긴 사람에 비유하고 호박씨 까는 것에 선비각시의 恨이 묻어 있는데 뒤로 호박씨 까는 말에나 인용하고~그러면서도 인생을 호박처럼 둥글둥글하게 살고 싶다 말하고... 어른들은 커가며 왜 앞뒤가 맞지 않게 되는 것일까? 그렇게 베림박에나 쓸 베린말들이 넘처나는 고향 상실의 시대와 고향말 상실의 시대에 나는 살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 큰바위얼굴이 어떤 내용인지 싸목싸목 읽어봤다.
요즘 아이들 책에는 사라졌다는데 우리 때 중학교 2학년 교과서 '큰바위얼굴' ?
정치인, 사업가, 군인, 시인 그리고 주인공 어니스트가 등장한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베린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큰바위 얼굴이 다를 것이다. 큰바위 얼굴 자세한 내용은 글 끝트머리에 붙여본다. 그리고 동창 선배에게 전화가 온다.

아우야~동상인가~
고향에서 <남도 인문지성 학예ㆍ예술제>가 열린다는데 한번 와 볼랑가~

남도의 큰바위 얼굴은?

앗! 이 분, 이 사람이 큰바위 얼굴인가?
그렇게 나는 남도 순천으로 내려갔다. 방송국 피디로 퇴직한 후 내가 꿈꾸는 세상을 살고 있는 선배가 고향에서 살고 있다. 맞춤법 텔레비전ㆍ티브이는 모르겠고, 우리 어매 아부지가 '테레비' 라 불렀기 때문에 나도 '테레비'라 이제사 써본다. 테레비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는 뭔가 가식이 보이고 싱거웠는데,  화면으로만 봐도 이분에게는 여자만 벌교 갯벌의 짭조름하고 쫄깃한 꼬막 내금세가 난다. 남도의 웅숭깊은 감칠맛에 설레인다. 내려가는 길에 이 분이 아짐들을 항꾼에 모아놓고 하는 역사강연도 듣는다. 앗~큰바위얼굴 이야기 들어보니 주인공 어니스트도 시골동네에서 강연을 했네 그려~
돈인가? 금인가? 金錢山이 현대도시처럼 병풍처럼 뒤편에 빙~둘러 쌓인 낙안초등학교에 도착했다.
행님이 이렇게 반겨준다.

아우야~동상인가~
싸목싸목 잘 왔능가~
언능 앉아보소~

그리고 않아서 듣는다. 찬찬히 듣자니, 남도에 큰바위얼굴은 누구인가? 그동안 큰바위얼굴은 누구였고 앞으로는 큰바위얼굴이 누구인가?
미래 남도의 큰바위얼굴은 누구 누구 이어야 하는가?
아닐쎄~그보다 나는 항꾼에 모태놓은 저 큰바위 얼굴 중에 몇 명이나 알고 있는가?
시골 우리 동네 아지매 당골네(?) 닮은 아낙네도 있네 그려~
남도에서 참 아짐찬한 날들이었다.

오후에 2부는 낙안초등학교에서, 오전에 1부는 순천대학교에서... 어떤 분이 남도에 큰바위얼굴을 그리고 계셨다. 그리고 나는 그분에게 낫낫하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잔~그려주시오~흔쾌히 그려주셨다.
인생길~꽃길은 무엇인가, 쑥섬은 여행의 의미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의 발견? 고향에 자주 내려와 나를 발견하면 나도 큰바위 얼굴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큰바위얼굴 끝부분에 마을사람들은 누가 큰바위얼굴이라 했지?
얼굴 크기는 일단 크다.
얼큰이다.
고향에서 참 금메말시~하는 날들이었다.

고향이 그려준 나의 자아상? 순천대학 순천박물관에서
낙안초등학교에서
보성의 큰바위 얼굴?
한창기 선생

큰 바위 얼굴

뉴잉글랜드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겸허한 마음으로 인간의 형상을 닮은 바위를 바라보며 삶의 의미와 관대함을 배워간다는 내용으로 동화적 요소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1.작품해설 2.등장인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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