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고흥여행

고흥, 지붕없는 미술관에 지붕없는 문학관을 바래며...

고흥돌문어 2024. 11. 7. 08:30

지붕없는 미술관 고흥에 지붕없는 문학관을 바래본다. 미술관 옆 문학관도 좋겠다.
그 관심이 뭐라고 고향에 관심을 가진 후로 송수권 시인, 님을 알았다. 님은 우주에서 별(운석)이 떨어진 두원면에서, 운석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
<두원운석 낙하지점>이라 적힌 곳에 역사는 있으나 시(詩)는 없었다
송수권 시인이 운석을 시로 노래한 <파천무> 또는 <두원운석> 大서사시는 없었다.

사람형상을 한 두원운석 낙하지점에서

2016년에 그가 돌아가신 후 나는 시인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조금만 더 사셨어도 꼭 뵙고 쉽었는데 아쉬움에 시인이 잠들어 계신 두원면 학림마을로 발을 옮겼다.

시인의 고향 학림마을, 두원면지에서

그리고 마을 사람들로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문학관을 건립해야 되는데 세월아 네월아 한다는 것이다. 님이 다녔던 학림학교라 불리였던 폐교된 두원국민학교, 두원운석에 1943년 당시 두원공립보통학교라고 새겨진 학림학교...
그곳에 시인의 문학관을 건립하고 싶은데 학교의 소유권이 고흥군청이 아니라 딴 데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딴 데? 어디지?  
다른 곳도 아니고 세월호와 연관이 있는 유병언 재단이란다.
순간, 나는 두원중학교에서 배웠던 이 시가 뇌리를 때렸다.

(이육사)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순천에서 죽었다등마~공기 좋은 고흥에 폐교를 사들 인 것이다. 금반옥저(金盤玉著)의 땅, 콩 심는데 콩 나는 정직한 豆原 땅을  구원파 기도원으로 더럽히려 했던 것이다. 유병언 세모그룹은 전두환 동생 전경환의 도움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어찌 광주에만 학살이 있었더냐~유병언은 자본(돈)으로 두원의 영혼을 더럽히려 했던 것이다. 부모와 우리 세대 남도와 두원에서 배움, 그 배움이 얼마나 간절했던가,

송수권 시인, 부모님, 부인과 함께 두원면 학림 생가에서

그 배움나무 두원 아이들이 자라던 그곳에, 어찌 보면 문중땅 보다 더 소중할지도 모르는 배움터를 유병언 재단이 싼값에 매입하여 비싸게 팔려한다는 것이다.

폐교된 두원국민학교

젊은이들과 자식들의 무관심 속에 이 육시랄 유 씨가 고흥유 씨 배움의 터전을 짓밟아버렸구나~
아 빼앗긴 두원땅 영혼에도 봄은 오는가~
그렇게 회한에 잠기고 동네 뒷산에 있는 시인 묘소로 생전의 시인의 모습처럼 애잔한 눈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시인의 묘소에서

詩 <시골길 또는 술통길>은 수덕산 막걸리를 자전차로 받아오는 구불구불한 두원길이요~기려야 할 우리네 부모님들의 영혼 같았다.

송수권 시인이 누구인지 시 문학에서 어떤 위상인지, 나는 잘 몰랐다. 한국현대문학의 거장 김승옥 문학회장을 역임하시고 순천문학에 거장이라 불리는 고교은사님께 전화를 했다. 선생님  말씀이...

송수권 시인정도면 문학관을 건립하고도 남고 남는다
순천만습지에도 송수권시인의 시가 제일 많이 전시돼 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 고흥에서 국어선생님으로 교편생활을 하신 또 한분에게도 여쭤봤다. 선생님 말씀이...

내가 시라는 시는 많이 읽어 봤어도 사람 마음 치유하고 정화하는 데는 송수권 시가 으뜸이다
자네들 두원과 고흥의 자연과 그리고 남도 부모네들 마음을 문학적으로 쉽게 잘 읽히도록 승화시켜 놓은 것이니...
엄한 시 읽지 말고 송수권 시를 꼭 읽어봐라

그래서 나도 시인의 시집을 읽고 읽어 보았다. 참 신기하다. 시가 두원길 술통길처럼 술술 익힌다. 술 한잔 먹고 읽으면 술술 더 잘 읽히고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간다. 그리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정화되고 흥분되고 기운이 솟는다.
내 안에 뿌리깊이 묻어있던 생명체의 근원 미토콘드리아가 재생되는 기분이다.

시인이 등단할 때 원고지가 아닌 갱지에 써내 심사위원들이 스레기통에 버린시가 요즘 아이들 수능시험 단골손님으로 나오는 두원의 영혼詩, 삶과 죽음의 <山門에 기대여> 이다. 쓰레기 통에서 시인의 시를 우연히 발견하고 시인의 길로 가게 한 이가 이어령선생이다. 이어령 선생은 이렇게 평한다

그의 시를 읽다보면 꼭 볏단 속에서 몸을 감추고 겨울 추위 속에서 별바라기를 하던 그따스했던 감촉과 훈훈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렇다.
그 기억이 삶의 치유와 에너지가 되기도한다.
서강대 국문학과 교수는 두원 탯줄터 탯말로 쓴 <소반다듬이>라는 시인의 詩를 읽고 이렇게 평했다

우리말에 이렇게 아름다운 말이 있었나~

꽃보다 아름다운 두원 부모와 사람들의 말, 내가 어려서 두원땅에서 암시랑토 안 허게 쓰던 그 말과 마음들을 표현한 시어에 유명대 국문학과 교수들이 경탄을 한다.

그리고 얼마 전에 남도문학에 관심이 많은 한 지인이 나에게 말했다. 송시인의 《사구시의 노래》를 꼭 읽어보라고 말했다.

시중 서점을 갔다.
완판도 아니고 절판이다.
중고서점에도 없다. 출판사에도 없다. 두원의 마음~고흥의 노래~사구시의 노래는 국회도서관에 묻혀있었다.
한참을 기다리니 책이 나온다. 외부로 반출도 안된다. 내부에서만 읽어야 한다고 직원이 말한다. 고향의 마음이 서울감옥에 감금당해 죄수를 면회하는 기분이 든다.
읽으면 읽을수록 고향의 향기와 분냄새가 나를 흥분시킨다. 인연의 피천득 님도 '좋은 글은 사람을 흥분시킨다' 그렇게 말했다. 고흥 방방곡곡의 시는 고흥사람 나를 흥분의 사구시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고흥군에서는 매년 송수권 시문학상을 제정해 수상하고 있다.

송시인이 시를 쓴 이유는 고상한 일부 문학인 만을 위함이 아니었을 것이다. 고흥땅에서 태동하고 여수, 광주, 순천, 광양에서 부풀어 오른 지푸라기 감수성으로 쓴 시를 많은 일반인들이 향유하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송시인을 잘 아시는 어떤 한분이 말씀하셨다. 시인은 고향과 이별을 예견했나,  그의 마지막 시집, 《사구시의 노래》 표지에 이렇게 남겼다.

문학인생 40년, 고향 언저리로만 떠돌다가
고향 고흥반도에 바치는 시집!!

시인도 나도 소록도에 갔다. 소록도에는 모가지가 길어 슬픈 사슴의 섬, 그곳에는 슬픈 역사만 있었다. 때 묻지 않은 고흥이 참 좋다는 여행자들의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금메말시 했던 말도 떠오는다. 스토리에 과거 역사만 있다는 아쉬움이다.

그렇다.
사람이 배워야 할 사람의 인생공부, 인문학에는 문학과 역사와 철학, 文ㆍ史ㆍ哲이 있다. 노벨문학상 한강의 작품을 한림원이 평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산문'이라고 송시인의 시어를 평해도 좋겠다. 그렇게 나는 시인의 시집에서 <소록도>를 읽어본다.

너무 비유하고 상징하고 함축하여 읽는이가 난해하지도 않은 산문 같은 송시인의 시.
시인의 시를 소록도 길에 여기저기 걸어두면 참 좋겠다. 과거의 슬픈 역사는 오늘의 아름다운 시어로 정화될 것이다. 高품격 興미의 고흥이 되지 않을까.
사슴 눈은 슬픈 눈이다. 순수한 초롱이의 눈이기도 하다. 과거의 역사와 오늘의 문학과 미래의 삶에 철학이 버무려지면...
고품격 흥미 있는 고흥 인문학 여행이 되겠구나~

그렇다.
천경자의 그림과 수필, 송수권 시 문학이 서로 만나도 좋겠다. 서로만나 스토리텔링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겠다. 자연과 문학과 예술이 서로 만나면 관광여행이라는 가마솥밥을 짓는다. 그리고 그 솥밥은 소멸되지 않는 고흥군의 미래 먹거리와 나라의 국거리가 될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너무 비유하고 상징하고 함축하여 읽는이가 난해하지도 않은 산문 같은 송시인의 시.
시인의 시를 고흥 관광지 걷는 길 여기저기 걸어두면 참 좋겠다. 과거의 슬픈 역사는 오늘의 아름다운 시어로 정화될 것이다. 高품격 興미의 고흥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
천경자의 그림과 수필, 송수권 시 문학이 서로 만나도 좋겠다. 서로만나 스토리텔링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겠다. 자연과 문학과 예술이 서로 만나면 관광여행이라는 가마솥밥을 짓는다. 농사짓듯 文學으로 예(藝)를 짓다 해도 좋겠다.
고흥 인문학 여행으로 분청문화박물관에 바다를 품은 그릇을 빚는다, 그런 말도 좋다.
그 가마솥과 그릇은 소멸되지 않는 고흥군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나는 믿고 믿는다.

두원운석 낙하지점에 시를 바래며~
소록도에 소록도 시를 바래며~

♤송수권 시에 내리는 비는 천경자 화백의 황금의 비